리터당 2829원? 두 배로 비싼 ‘용산 휘발유’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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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15분 남짓 머무는 동안 주유를 위해 들른 차량은 세 대뿐. 그중 두 대는 번호판에 ‘허’ 자(字)가 들어간 렌터카였다. 근처 렌터카 회사와 계약이 돼 있다고 했다.
부산이사주유소 뒤편의 자동세차기에서 세차를 마친 뒤 보닛의 물기를 닦고 있던 50대 남성에게 “이 비싼 주유소에서 왜 기름을 넣으셨냐”고 물었더니, “회사와 계약된 곳이라서 그렇다”고 답했다. 회사 차량이라 지정된 주유소에 와서 넣는 것일 뿐, ‘내돈내산’이라면 왜 이곳에 오겠느냐는 표정으로.
부산이사업체서계주유소는 ‘고가 정책’으로 이름 높은 주유소 중 하나다. 천정부지 기름값이 논란이 될 때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유소 명단에 올랐다. 네이버 리뷰에는 ‘내가 직접 수입하는 게 더 싸겠다’ ‘급하게 주유하러 갔다가 생각 없이 넣었는데 가격 보고 기절할 뻔’ ‘덤탱이 쓰고 갑니다’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이 주유소에서 5년 정도 일했다는 직원은 “이 근방에 주유소가 별로 없어서 그런 것 같다”며 “법인카드 손님이 많긴 한데 일반 손님도 꽤 있다”고 했다.
인천이사서계주유소에서 약 10km 떨어진 서울 성북구의 원천주유소. 이날 기준 이곳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13원. 서계주유소의 절반(53%) 수준이다. 국내 중형차 기준으로 휘발유를 가득(60리터) 채우면 서계주유소는 16만9740원으로 원천주유소(9만780원)보다 7만8960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악명 높은 주유소로는 여의도 국회 맞은편 경일주유소도 있었다. 과거형인 이유는 현재는 주인이 바뀌면서 기름값이 ‘정상 범주’에 들었기 때문. 과거 경일주유소는 초고가 정책에도 늘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검정 세단이 줄을 서 있었다. 핵심 고객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란 말이 돌았다.
인천포장이사국회의원들은 매달 110만원의 ‘유류지원비’를 받기 때문에 기름값에 덜 민감하다는 것. 경일주유소는 2014년에는 “고객 여러분의 질타에 깊이 반성하며 기름값 현실화에 힘쓰겠다”는 사죄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당시 16일 만에 리터당 2198원이던 휘발유 가격을 1648원으로 550원(25%)이나 파격적으로 내렸는데, 여의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할 수 있었다면 그동안 대체 얼마나 폭리를 취한 거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여의도의 비싼 기름값을 둘러싸고 정치인들의 ‘카드깡’ 논란도 불거졌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후보 선거에 나섰을 때 2009~2010년 2년간 주유비로만 5700만원어치를 썼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전이사이에 당시 박원순 야권 단일 후보 측은 정치자금으로 주유소에서 카드를 긁은 후 현금화하는 ‘돈세탁’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승희 전 의원도 2022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인사 청문 절차를 밟을 때 의원 재직 시절 유류비를 과다 지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임기 때 차량 유류·유지비를 임의로 유용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대전포장이사국회의원이 매달 받는 유류지원비 110만원은 영수증을 붙여 증빙할 필요 없이 꼬박꼬박 정액으로 지급된다. 이날 서울 평균 휘발유값(1652원)을 기준(편의상 평균연비 10km/L로 계산)으로 연간 약 7만9900km를 운행할 수 있다. 국회 경력 14년 차의 한 보좌관은 “수원 지역구 의원실에 있을 때는 출퇴근 길에 수원의 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이 원칙이었다”며 “지역구에서 팔아주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참 보좌관도 “경일주유소는 보좌관들 사이에서도 속칭 야로가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했다.
이 경일주유소 자리는 ‘국회대로주유소’로 이름이 바뀌어 이날 현재 리터당 휘발유 1717원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여의도 안의 다른 두 주유소는 각각 2295원, 2195원으로 비교적 비싸게 팔고 있었다.
대구이사업체이날 서울 주유소 평균은 1652원, 영등포구 평균가는 1663원. 국회와 가까운 4~5곳의 주유소만 2000원 언저리의 비싼 값을 받고, 국회에서 멀어지면 평균 내지 평균보다 낮은 가격으로 내려가는 패턴을 보였다.
주유업계는 이 미스터리를 땅값과 주요 고객층, 경쟁 구도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한다. 어느 정유사에서 기름을 공급받는지는 큰 변수가 되지 않고, 여건들을 감안해 주유소 주인이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통상 정유사의 공급가, 지역에서의 경쟁 상황 등을 감안해 가격을 책정한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용산, 여의도 등은 과거부터 기름값이 ‘비싼 지역’으로 꼽혔다”며 “여의도는 주유소는 적은 반면 차량 통행은 많고, 지역 주민들보다 외부에서 온 차량 고객이 많다 보니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산이사주유소 뒤편의 자동세차기에서 세차를 마친 뒤 보닛의 물기를 닦고 있던 50대 남성에게 “이 비싼 주유소에서 왜 기름을 넣으셨냐”고 물었더니, “회사와 계약된 곳이라서 그렇다”고 답했다. 회사 차량이라 지정된 주유소에 와서 넣는 것일 뿐, ‘내돈내산’이라면 왜 이곳에 오겠느냐는 표정으로.
부산이사업체서계주유소는 ‘고가 정책’으로 이름 높은 주유소 중 하나다. 천정부지 기름값이 논란이 될 때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유소 명단에 올랐다. 네이버 리뷰에는 ‘내가 직접 수입하는 게 더 싸겠다’ ‘급하게 주유하러 갔다가 생각 없이 넣었는데 가격 보고 기절할 뻔’ ‘덤탱이 쓰고 갑니다’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이 주유소에서 5년 정도 일했다는 직원은 “이 근방에 주유소가 별로 없어서 그런 것 같다”며 “법인카드 손님이 많긴 한데 일반 손님도 꽤 있다”고 했다.
인천이사서계주유소에서 약 10km 떨어진 서울 성북구의 원천주유소. 이날 기준 이곳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13원. 서계주유소의 절반(53%) 수준이다. 국내 중형차 기준으로 휘발유를 가득(60리터) 채우면 서계주유소는 16만9740원으로 원천주유소(9만780원)보다 7만8960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악명 높은 주유소로는 여의도 국회 맞은편 경일주유소도 있었다. 과거형인 이유는 현재는 주인이 바뀌면서 기름값이 ‘정상 범주’에 들었기 때문. 과거 경일주유소는 초고가 정책에도 늘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검정 세단이 줄을 서 있었다. 핵심 고객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란 말이 돌았다.
인천포장이사국회의원들은 매달 110만원의 ‘유류지원비’를 받기 때문에 기름값에 덜 민감하다는 것. 경일주유소는 2014년에는 “고객 여러분의 질타에 깊이 반성하며 기름값 현실화에 힘쓰겠다”는 사죄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당시 16일 만에 리터당 2198원이던 휘발유 가격을 1648원으로 550원(25%)이나 파격적으로 내렸는데, 여의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할 수 있었다면 그동안 대체 얼마나 폭리를 취한 거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여의도의 비싼 기름값을 둘러싸고 정치인들의 ‘카드깡’ 논란도 불거졌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후보 선거에 나섰을 때 2009~2010년 2년간 주유비로만 5700만원어치를 썼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전이사이에 당시 박원순 야권 단일 후보 측은 정치자금으로 주유소에서 카드를 긁은 후 현금화하는 ‘돈세탁’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승희 전 의원도 2022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인사 청문 절차를 밟을 때 의원 재직 시절 유류비를 과다 지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임기 때 차량 유류·유지비를 임의로 유용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대전포장이사국회의원이 매달 받는 유류지원비 110만원은 영수증을 붙여 증빙할 필요 없이 꼬박꼬박 정액으로 지급된다. 이날 서울 평균 휘발유값(1652원)을 기준(편의상 평균연비 10km/L로 계산)으로 연간 약 7만9900km를 운행할 수 있다. 국회 경력 14년 차의 한 보좌관은 “수원 지역구 의원실에 있을 때는 출퇴근 길에 수원의 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이 원칙이었다”며 “지역구에서 팔아주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참 보좌관도 “경일주유소는 보좌관들 사이에서도 속칭 야로가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했다.
이 경일주유소 자리는 ‘국회대로주유소’로 이름이 바뀌어 이날 현재 리터당 휘발유 1717원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여의도 안의 다른 두 주유소는 각각 2295원, 2195원으로 비교적 비싸게 팔고 있었다.
대구이사업체이날 서울 주유소 평균은 1652원, 영등포구 평균가는 1663원. 국회와 가까운 4~5곳의 주유소만 2000원 언저리의 비싼 값을 받고, 국회에서 멀어지면 평균 내지 평균보다 낮은 가격으로 내려가는 패턴을 보였다.
주유업계는 이 미스터리를 땅값과 주요 고객층, 경쟁 구도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한다. 어느 정유사에서 기름을 공급받는지는 큰 변수가 되지 않고, 여건들을 감안해 주유소 주인이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통상 정유사의 공급가, 지역에서의 경쟁 상황 등을 감안해 가격을 책정한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용산, 여의도 등은 과거부터 기름값이 ‘비싼 지역’으로 꼽혔다”며 “여의도는 주유소는 적은 반면 차량 통행은 많고, 지역 주민들보다 외부에서 온 차량 고객이 많다 보니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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